“‘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기존 ‘카트라이더’와 달리 응답속도가 느린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어 등속 예측 모델로는 한계가 있었어요. 이를 위해 머신러닝을 활용하기로 했지요.”

지난 8일 개막한 ‘2022 넥슨개발자콘퍼런스(NDC22)’에 참여한 니트로스튜디오의 김진호 프로그래머는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위치 예측 오차를 줄인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머신러닝을 활용한 위치 예측 개선’ 강연에서 DNN 구조에 GLU 활성화 함수를 적용한 DNN-GLU 모델로 기존 등속 예측 모델과 선형 회귀 모델에 비해 위치 예측 정보의 오차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진호 개발자는 “응답속도 100밀리세컨드(ms) 상에서는 등속 모델에 비해 절반 이상 오차를 줄였던 선형 회귀 모델과 비교해도 훨씬 오차값이 작아 153에서 18로 줄일 수 있었다”라며 “다만 3차 테스트 당시 해외 이용자와 매칭할 때 응답속도가 200ms를 넘어서면 크게 경로를 벗어나는 문제가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김진호 개발자는 2009년 EA서울스튜디오, 2012년 엔진스튜디오 등을 거쳐 2018년부터 니트로스튜디오에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개발 중이다. 이 게임은 글로벌 누적 회원 3억8000만명의 인기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의 정통 후속작으로 PC, 엑스박스, 플레이스테이션4에서 즐길 수 있는 멀티플랫폼 크로스플레이 게임으로 제작되고 있다. 특히 4K UHD 고해상도 그래픽으로 구현해 팬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이에 일부 이용자는 원작 ‘카트라이더’의 물리엔진이 있으니 빨리 출시해달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전작과 플랫폼 및 서비스 환경의 변화로 많은 부분에서 새롭게 제작하고 있다. 이 중 하나가 다른 이용자의 카트 움직임을 예측해 표시하는 방식이다. 이용자 자신의 카트와 달리 다른 이용자의 카트는 서버를 통해 정보를 받아 화면에 표시하기 때문에 실제 움직임과는 차이가 있다. 응답속도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게임을 제작하면 동시에 출발해 동일한 속도로 이동 중인 두 개의 차량도 이용자 화면에서는 상대방 차량이 조금 느리게 달리고 있는 것으로 표시된다. 이에 게임에서는 상대 차량의 위치를 예측해서 화면에 표시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원작 ‘카트라이더’의 경우 정보를 받았을 때와 같은 속도로 차량이 움직이고 있다는 가정으로 현재 시점의 위치를 예상하는 등속 예측 모델을 사용했다.



문제는 ‘카트라이더’와 달리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경우 글로벌 서비스로 운영되면서 한국 이용자간에 게임을 즐겨도 50ms 이상의 응답속도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응답속도가 아무리 느려도 20ms 이하로 유지되는 ‘카트라이더’와는 환경이 전혀 달랐다. 이에 기존 등속 예측 모델로는 곡선 주행시의 상대방의 차량 위치를 제대로 표현할 수 없었다. 실제 차량 이동 경로와는 크게 벗어난 경로로 표시됐다.

그는 “곡선 주행에서는 응답속도 수치가 크면 클수록 예측이 벗어나게 된다”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테스트를 고민했지만 주행에 관여하는 변수가 너무 많았고 머신러닝 아이디어가 제시돼 시도해봤다”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개발팀은 두 가지 목표를 세웠다. 100ms 환경에서 자연스러운 모델을 만들 것, 너무 연산량이 많은 모델이 아닐 것이다. 또 사용한 데이터로는 패킷 전송 시간과 해당 시간의 카트 위치, 속도, 가속도, 방향, 키 입력 상태 값, 드리프트 상태 값을 채택했다. 드리프트 시작 위치에 따라 결과값이 달라지는 문제가 있어 드리프트 시작점을 항상 원점이라고 가정하고 위치 변화량을 예측하는 문제로 변경했다고도 한다.

그는 이를 위해 10개 이상의 머신러닝 모델을 테스트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모델은 리니어 리그레션(선형 회귀 모델)과 DNN-GLU 모델이다.

선형 회귀 모델의 경우 연산량도 적고 오차도 70% 정도 개선하는 효과가 있었다. 다만 최적화 과정에서 한계에 부딪혔다. 데이터 구조가 비선형인 것이 문제라고 판단해 딥러닝으로 접근을 시도했고 딥러닝의 은닉층에 활성화 함수를 사용해 문제를 풀었다.



김진호 개발자에 따르면 딥러닝을 사용하기로 정한 이후 처음에는 LSTM이나 CNN 등의 모델로 접근했지만 개선된 오차에 비해 연산량이 많아 실제 클라이언트에 적용했을 때 CPU의 부담이 컸다.

이에 DNN 구조로 바꿨고 활성화 함수로 Leaky ReLU를 사용했다. 흔히 ReLU를 많이 사용하지만 역 전파 과정에서 해당 노드가 죽어버리는 ‘다잉 ReLU’ 문제를 보완한 것이 Leaky ReLU다. 다만 Leaky ReLU를 사용한 모델도 ReLU나 Tanh만 사용했을 때보다 결과 값은 좋았지만 모델이 점점 무거워져 추가 해결책이 필요했다.

이에 생각한 것이 GLU 활성화 함수다. 시퀀스 모델에서 사용하는 일종의 게이트 역할을 하는 함수다. 중요한 정보를 추출할 때 사용한다고 한다.

그는 “정형 데이터 모델에서도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해서 적용했다”라며 “Leaky ReLU만 사용했던 모델에 비해 좀 더 가벼우면서 좋은 성능을 얻을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여러 번의 실험을 거치면서 모델의 구조를 만들었고 Leaky ReLU를 기본으로 사용하고 데이터가 너무 발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GLU 함수를 섞은 형태가 됐다. 초기 입력을 출력에 연결하는 스킵 커넥션 구조도 추가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오차를 절반 이상 줄였던 선형 회귀 모델과 비교해도 훨씬 오차값이 작았다. 거의 오차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다만 그는 여전히 개선점이 남았다고 밝혔다. 지난 3차 테스트에서 해외 이용자들과 매칭됐을 때 응답속도가 200ms를 넘어서기도 했다. DNN-GLU 모델로는 실제 위치 대비 표시되는 카트의 움직임이 절반 이상 경로에서 벗어났다.

그는 “오차가 발생하는 근본 원인은 응답속도 만큼 패킷을 늦게 받고 그만큼 내 화면에 보이는 다른 이용자의 카트가 늦게 드리프트를 시작하기 때문”이라며 “어떻게 하면 상대 카트의 드리프트 시작 시점을 예측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고 실력이 비슷한 이용자의 플레이 패턴이나 맵 정보를 통해 뭔가 패턴이 있지 않을까 고민하면서 보다 나은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맺었다.

[임영택 게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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