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AWS]
[사진: AWS]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세계 최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매년 12월 연례 테크 컨퍼런스 인 리인벤트(re:invent)를 개최한다.  AWS가 클라우드 판을 주도하는 회사인 만큼, 리인벤트는 굵직굵직한 클라우드 신기술 및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는 대표적인 행사 중 하나로 통하고 있다. 

최근 막을 내린 올해 리인벤트(re:invent)2021 행사의 경우 예전과 비교해  눈을 확 끌어모으는 발표들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평가가 많다. 새로운 무언가를 내놓기 보다는 있는 것을 고도화하고 클라우드 판 전체를 키우는 전략에 초점을 맞췄다.

인텔과 AMD칩을 대체할 수 있는 ARM 기반 자체 칩 신제품인 그래비톤3, 프라이빗 5G 네트워크 서비스인 AWS 프라이빗 5G, 머신러닝 서비스 등 다양한 제품과 기술들이 리인벤트2021를 통해 공개됐고 관심도 끌었다. 산업별 클라우드 전략도 강조됐다.

구경꾼 입장에선 AWS가 올해 리인벤트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나 구글 클라우드를 겨냥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와 관련해서도 공격적인 메시지와 전략을 내놓을 수 있다 보고 관심 있게 봤는데, 이번에도 SaaS는 주인공이 아니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은 클라우드 시장에서 AWS와 격차를 줄이기 위해 간판 클라우드 소프트웨어와 AWS가 강한 분야인 서비스형 인프라(IaaS)를 번들링하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IaaS와 서비스형 플랫폼(PaaS)로 잘나가는 AWS라고 해도 SaaS 시장의 성장세와 전략적 가치를 외면하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피스를 포함하는 마이크로소프트365나 CRM 서비스인 다이내믹스 플랫폼을, 구글은 구글독스나 지메일이 포함된 협업 플랫폼 구글워크스페이스를 IaaS 시장 점유율 확대에 대대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365, 세일즈포스 영업 및 마케팅 소프트웨어,  줌 화상회의 서비스 등을 포함하는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영역은 향후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22년 클라우드 기반 B2B SaaS 시장 규모는 1454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빠르게 성장하는 SaaS 시장에서 AWS 지위는 IaaS나 Paa와 비교하면 한참 아래다.  시너지 리서치 그룹 최근 조사를 보면 AWS는 글로벌 SaaS 업체 랭킹 톱20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AWS도 B2B SaaS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협업이나 디지털 마케팅 플랫폼 시장에 이미 진출해 있다. 협업은 차임(Chime), 디지털 마케팅은 핀포인트(Pinpoint)라는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인지도 측면에선 두 제품 모두 업계 주류라고 보기는 어렵다. 콜센터 소프트웨어인 '아마존 커넥트' 등 일부 애플리케이션들은 사용자 기반이 꾸준히 증가 추세지만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클라우드, 세일즈포스의 존재감에는 못미친다. SaaS가 이번 리인벤트에서 키워드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예상했던 것은 이같은 상황을 밑바탕에 깔고 있다.

현재 시점에서 AWS는 SaaS가 아닌 다른 기술로 마이크로소프트, 구글과 클라우드 시장에서 차별회를 꾀하려 하는 것 같다. ARM 칩인 그래비톤3가 대표적이다. 그래비톤3는 클라우드판에서 마이크로소프트 및 구글과 비교해 AWS가 보유한 가장 강력한 차별화 포인트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프로토콜 최근 보도를 보면 라지 파이 AWS EC2 컴퓨트 서비스 부사장은 "AWS 주요 고객들은 거의 모두 그래비톤으로 포팅(이식)하거나 그래비톤으로 옮기는 것을 평가하는 과정에 있다"면서 "그래비톤이 제공하는 가격 대비 성능 혜택이 상당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발표된 그래비톤3는 이전 모델인 그래비톤2와 비교해 성능은 25% 우수하고 에너지 소모량은 65% 효율적이다. 파이 부사장은 "파이썬, PHP, 자바스크립트 같은  인터프레티드 프로그래밍 언어((interpreted language: 컴파일러를 거쳐서 기계어로 변환되지 않고 바로 실행되는 프로그래밍 언어)들로 짜여진 애플리케이션을 쓰는 고객들은 그래비톤으로 쉽게 이전을 방법을 알아가고 있고 AWS와 파트너들은 C++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돌리는 기업들이 그래비톤으로 이전하는 것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퍼블릭 클라우드 업계에서 인텔이나 AMD 같은 x86아키텍처가 아니라 ARM 디자인을 활용한 칩을 제공하는 회사는 AWS를 제외하면 암페어와 제휴를 맺고 ARM 칩을 제공하는 오라클 정도가 유일하다. 알리바바 클라우드도 최근 ARM 기반 서버칩 다자인을 공개했지만 AWS를 견제할 유력 후보군인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은 범용 ARM 칩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까지는 결과물로는 나오지 않았다.

AWS에서 그래비톤 칩이 갖는 의미는 인텔이나 AMD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와 비교해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컴퓨팅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클라우드 환경에서 컴퓨팅과 스토리지 서비스는 점점 코모디티(commodity, 범용 상품)처럼 바뀌고 있다. IaaS만으로 차별화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은 간판 SaaS들을 번들링하는 전략으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 현재 클라우드 시장 판세다.

가성비를 감안하면 그래비톤은 AWS 입장에서 SaaS와 IaaS를 묶어서 치고 들어오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을 상대로 견제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가격에 민감한 기업들 사이에선 특히 그렇다. 그래비톤을 밀고 있다고 해도 AWS가 x86칩 기반 애플리케이션 생태계가 하루아침에 흔들릴거라 생각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미래 개발될 애플리케이셔 영역에선 상황이 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ARM 칩을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 회사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SAP도 최근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 하나(HANA)를 그래비톤칩으로도 포팅하겠다고 발표했다.  AWS는 ARM 서버 칩 기반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가상화 기술로 오래된 x86 인스턴스용 애플리케이션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프로토콜이파이 부사장을 인용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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