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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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시장을 둘러싼 판이 커지면서 특정 분야 가리지 않고 다양한 기업들에서 통할 수 있는 제품으로 승부해온 주류 회사들과 달리 특정 산업 분야에 최적화된 SaaS로 승부하는 회사들의 존재감이 부쩍 커졌다. 

이른바 버티컬 SaaS 회사들이 점점더 높은 잠재력을 평가받는 모습이다. 세일즈포스나 서비스나우 같은 주류 기업용 SaaS 회사들은 금융, 유통, 제조,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통할 수 있는 범용 SaaS 제품으로 거물글 테크 기업 반열에 올라섰다.

하지만 버티컬 SaaS 회사들은 최대한 시장을 좁게 선택한 뒤 최대한 깊게 파고들어 가는 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버티컬 SaaS의 존재감은 최근 클라우드 기반 SaaS 회사들 주가가 하락했을 때도 두드러졌다. 세일즈포스나 어도비 같은 주류 SaaS 회사들과 달리 버티컬 SaaS를 주특기로 하는 회사들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주목받는 버티컬 SaaS 회사들로는 비바시스템즈, 쇼피아이, 토스트, 프로코어 테크놀로지스 등이 꼽힌다.

제약 분야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비바시스템즈의 경우 올해 1월로 끝난 2021년 회계연도 실적 집계 결과 매출이 15억달러 규모에 달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선 매출이 10억달러를 넘으면 꽤 규모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치다.

올해 상장한 토스트의 경우 레스토랑에 초점이 맞춰진 SaaS를 제공한다. 토스트 기업 가치는 현재 200억달러 규모에 이르고 있다. 레스토랑용이라고 하니 얼핏 틈새 시장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숫자를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토스트는 2021년 상반기에만 7억3000만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04% 성장이다.

이외에도 쇼피파이는 이커머스 쇼핑몰 운영자, 프로코어는 건설 산업을 겨냥한 올인원 SaaS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버티컬 SaaS의 강점은 특정 산업에 최대한 맞춰줄 수 있다는 점이다. SaaS 하나가  다양한 산업들에 걸쳐 있는 특수한 상황까지 모두 커버하기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 소상공인에 가까운 업종이면 더욱 그럴 수 있다. 

투자자들과 창업가들을 상대로 유망한 기술 트렌드를 제공하는 익스플로딩토픽은 범용 SaaS 대신 특정 업종과 용도에 특화된 버티컬 SaaS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고, 그런 만큼 특화된 니치 마켓용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창업자들은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 전했다.

토스트의 사례를 예로 들면 2019년과 2020년초만 해도 이 회사는 미국 레스토랑들을 상대로 결제 처리를 도와주는 B2B SaaS를 파는데 주력했다. 레스토랑들이 주특기인 음식에만 집중하고 재무 쪽은 신경을 덜 쓸 수 있도록 도와주는 B2B SaaS로 토스트는 2020년초 기업 가치를 50억달러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이런 가운데 2020초 코로나 19가 확산되면서 레스토랑을 둘러싼 비즈니스 환경이 크게 달라진다. 코로나 19 상황 속에 레스토랑들이 매출에 타격을 입으면서 토스트도 비즈니스를 크게 바꿨다. 테이크아웃 수요가 늘어난 것을 감안해 토스트 딜리버리 서비스, 토스트 나우 등을 포함한 신제품들을 출시했다. 이를 기반으로 토스트는 크고 작은 레스토랑들을 상대로 온라인 주문, 키프트 카드, 배달, 이메일 마케팅 역량까지 한꺼번에 제공하는 솔루션을 확보했다.

버티컬 SaaS를 표방하는 스타트업들의 행보도 주목된다. 데이케어(돌봄)센터를 위한 B2B SaaS를 제공하는 브라이트휠(Brightwheel)은 현재까지 8800만달러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국내 여가 플랫폼 업체인 야놀자 자회사인 야놀자 클라우드의 비즈니스 모델도 핵심은 버티컬 SaaS라고 할 수 있다. 야놀자 클라우드는 호텔 산업에 최적화된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가 주특기다.  호텔 산업은 국내외 모두 디지털 전환이 이제 막 시작됐기 때문에 호텔 산업만 파고든다고 해도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은 매우 크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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