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SaaS에 최적화된 빌링 솔루션 시장에 대한 벤처 투자 회사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B2B SaaS에 최적화된 빌링 솔루션 시장에 대한 벤처 투자 회사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B2B SaaS 회사들을 대상 결제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들이 투자를 유치했다는 소식이 속속 들려오고 있다.

최근 SaaS 회사들에 종량제 모델을 적용할 수 있게 해주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메트로놈은 안드레센 호로위츠로부터 3000만달러 규모 투자를 유치했고 구독 관리 소프트웨어인 차지비도  2억5000만 달러 규모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는 세콰이어 캐피털과 타이거 캐피털이 주도했고 기존 투자자들인 인사이트 파트너스, 스테드뷰 캐피털도 함께했다. 이 과정에서 35억달러 규모 회사 가치를 인정 받았다.

SaaS옵틱스(SaaSOptics)와 차지파이(Chargify)도 최근 투자를 유치한 빌링 전문 스타트업들이다.

VC들이 SaaS 빌링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적인 건 이쪽 시장이 나름 잠재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프로토콜 보도에 따르면 B2B SaaS판은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고 있지만 빌링 측면에서만 보면 발전 속도가 빠르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오히려 SaaS 제품 자체가 진화하는 속도를 빌링 소프트웨어가 따라가지 못하는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SaaS를 지원하는 빌링 서비스 혁신이 빨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 보인다.

프로토콜은  요즘 나와 있는 빌링 시스템들 대부분은 SaaS 회사들이 구독 모델을 확산시키기전에 나온 것들이라고 지적했다. 일회성 제품 거래에 초점이 맞춰 설계돼 계속 사용이 이뤄지는 구독형 모델에는 최적화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세콰이어캐피털의 보고밀 볼칸스키 파트너는 "SaaS 빌링 문제는 SaaS 회사들이 나왔을 때부터 있어왔던 문제다. 이게 20년이나 됐다는 것이 것이 흥미롭지만 여전히 빌링은 SaaS 회사들에게는 운영상 도전 과제"라고 전했다.

현재 B2B SaaS 회사들이 빌링과 관련해 취할 수 있는 옵션은 자체 개발하거나 아니면 시중에 나와 있는 솔루션을 가져다 쓰는 것이다. 자체 개발의 경우 새로 시작하는 스타트업들 입장에선 쉽지 않은 선택일 수 밖에 없다. 사서 쓴다고 해도 아직은 입에 딱 맞는 솔루션을 찾기가 쉽지는 않은 것 같다.

주오라(Zuora), 차지비(Chargebee), 차지파이( Chargify), 스트라이프(Stripe) 등 SaaS 업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일부 상용 빌링 시스템들이 나와 있지만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어주는 수준은 아닌 듯 하다. 특히 현재로선 쓴만큼 지용을 받는 종량제 가격 모델을 지원하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지금은 먹혀들 수 있는 솔루션이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단계로 봐야할 듯 싶다.

프로토콜 보도를 보면 빌링이 SaaS에서 갖는 비중은 겉에서 보는 것보다는 커 보인다. 매출은 물론 제품 디자인에도 빌링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업들이 쓰는 CRM이나 ERP, 커뮤니케이션 시스템들과도 이렇게 저렇게 연결이 돼 있다.

이런 가운데 SaaS 가격 모델은 계속 정교해지는 모양새다. 정액제 구독형을 넘어 요즘은 종량제 방식으로 SaaS를 제공하는 회사들도 부쩍 늘었다. 가격 모델 변화는 그 자체로 관리 복잡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제품  측면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고객이 무료 상품을 쓴다면 프리미엄 기능은 쓸 수 없도록 제품을 관리해야 한다. 고객이 어떤 가격 모델을 쓰느냐에 따라 제품 관리를 수시로 바꾸는 것은 별거 아닌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꽤 복잡한 문제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B2B SaaS 업체들은 서비스에 다양한 가격 구조를 활용한다. 슬랙은 기능 기반 가격 정책을, 세일즈포스같은 회사들은 월정액, 또는 연간 구독를 받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트윌리오 같은 경우는 종량제 기반 가격 정책을 적용했다.

각각의 가격 구조는 고객 확보 및 매출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비즈니스 상황에 따라 가격 구조를 바꿔야할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데, 이것도 만만한 일은 아닐 수 있다. 프로토콜 기사를 보니  B2B SaaS 회사들이 새로운 가격 모델을 도입할 때 재무 시스템도 맞물려 바뀌어야 하는데, 이런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곳이 많지는 않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문제를 해결하려는 관련 업계 행보는 점점 빨라지는 양상이다. API 기반 B2B 결제 플랫폼을 제공하는 스트라이프도 최근 몇개월간 렉코(Recko), 빌플로우(Billflow) 등을 인수하며 SaaS 회사들이 보다 유연한 가격 구조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공격적이라고 프로토콜은 전했다. 스트라이프의 블라디 션트로브(Vladi Shunturov) 매출 제품 리더는" 빌링이 결국 ERP보다 크다고 생각한다"면서 B2B SaaS에 최적화된 빌링 플랫폼의 잠재력에 기대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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