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기업들 '직원 만족도 조사'서 상위권에 이름 올려
파격적인 근무제도 도입 등으로 MZ세대 '니즈' 충족
새로운 리더십 구축 통해 구성원 간 소통 행보 강화

대한민국이 진화하고 있다. 20세기 초반 '생존의 시대'에서 1960년대 이후 이어진 '산업의 시대', 2000년 이후 지속중인 '정보의 시대'를 넘어서 '가치의 시대'로 발전하고 있다. 가치의 시대 중심에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있다. MZ세대는 정치, 경제, 사회, 기업의 중요한 계층으로 성장했다. 가치를 중심으로 정치를 바꾸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사회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또 기업의 성장을 이끄는 주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가치'와 '공정'을 앞세운 MZ세대와 산업화, 정보화 시대를 이끈 기성세대의 '하모니'를 통해 대한민국이 새로운 성장시대를 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 [편집자주] 

[자료=잡플래닛]
[자료=잡플래닛]

최근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가 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는 세대로 성장하면서 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정',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수평적 조직문화'등이 업무 현장의 주요한 키워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이에 IT업계를 중심으로 MZ세대들과 호흡을 같이하며 실험적인 근무제도 도입과 주요 경영진에 새로운 리더십 구축을 통해 MZ세가 주도하는 기업문화 변화의 흐름에 함께 하고 있다.

이러한 업계의 노력은 MZ세대 직원들의 만족도 조사를 통해서도 나타나고 있다.

기업정보플랫폼 잡플래닛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업평가 데이터 21만건을 분석한 결과 ‘7년차 미만 저연차 직원의 만족도가 높은 기업’에 SK텔레콤, 스노우, 카카오뱅크, 네이버, 카카오, 넥슨코리아 등 IT업종 기업들이 다수 이름을 올렸다.

이번 조사는 MZ세대 직원들의 생각알아 볼 수 있는 7년차 미만 직원들을 대상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규모기업집단 소속기업 2886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기업별 만족도는 ▲급여·복지 ▲워라밸 ▲사내문화 ▲경영진 ▲승진기회·가능성 등 5개 항목을 종합 평가해 점수를 매겼다. 1위는 총점 8.38점을 받은 SK텔레콤으로 나타났다. 

잡플래닛은 조직문화 혁신 노력과 자유로운 근무제도를 도입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구성원들의 높은 만족도를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분당에 위치한 SK텔레콤 거점형 업무공간 '스피어'의 모습 [사진=SK텔레콤]
분당에 위치한 SK텔레콤 거점형 업무공간 '스피어'의 모습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은 지난 6월 격주마다 금요일에 쉴 수 있는 ‘해피 프라이데이’시스템을 도입 했다. 또 근속 기간 5년 주기로 휴가를 주는 '리프레시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리프레시 제도'는 5년 근속시 10일, 10년 근속시 45일을 쉴 수 있다. 또 조직별, 사업별 특성에 맞게 일할 수 있도록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유연 근무 제도'를 운영 중이다.

직원들은 획일적 출퇴근이 아닌 4주 160시간 내에서 자유롭게 근무 시간을 선택할 수 있고 근무 장소에도 구애받지 않는다. 서울 신도림, 일산, 분당, 워커힐 호텔 등 4곳에 거점형 업무공간에서 일할 수 있으며 휴가도 별도 승인 절차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네이버는 주3일 이상 사무실 출근과 원격 기반의 근무 중 하나를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커넥티드 워크'를 시행 중이다.

원격근무를 선택해도 사무실에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공용좌석을 지원하며 3일 이상 사무실 출근의 경우에도 회사에 출근하는 날짜를 선택할 수 있다.

네이버 제2사옥 '1784' 5층에 마련된 개방형 회의 라운지 모습 [사진=네이버]
네이버 제2사옥 '1784' 5층에 마련된 개방형 회의 라운지 모습 [사진=네이버]

또 지난 7월부터 '워케이션'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일본 도쿄, 강원 춘천 등 국내외 거점 도시에서 매주 직원 10명을 추첨해 최대 4박5일간 워케이션을 지원한다. 

네이버에 따르면 전체 임직원 4700여명 대상으로 근무 형태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의 약 55%가 원격근무 타입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도 지난 7월부터 전면적인 상시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또 격주 단위로 금요일에 쉬는 '놀금' 제도도 도입했다.

이밖에 모바일 메신저 라인 운영사인 라인플러스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원격근무가 가능한 '하이브리드 워크 2.0' 제도를 도입했다. 한국과 시차가 4시간 이내인 국가라면 어디서 근무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MZ세대는 효율적인 업무 환경을 선호하며 개인의 삶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젊은 직원들이 많은 IT기업 특징상 유연한 근무방식를 도입하는 업체들은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IT 기업들은 주요 경영진의 세대교체를 통해 '수평적 조직문화'로의 전환을 본격화 하고 있다. 한 층 젊어진 경영진들은 조직체계 개편 등을 통해 MZ 구성원들과의 직접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왼쪽), 최수연 네이버 대표 [사진=네이버]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왼쪽), 최수연 네이버 대표 [사진=네이버] 

1981년생인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취임 후 '팀네이버'를 강조하며 조직 구성원들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이에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인터널브랜딩팀을 대폭 충원하고 사내 간담회인 '컴퍼니언 데이'도 임직원 간 자유로운 질의응답이 이뤄지는 자리로 탈바꿈했다. 

카카오는 AI 연구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에 1988년생인 김일두 대표를 1990년생인 박새롬 성신여대 교수를 카카오브레인 사외이사로 임명했다.

KT는 10년차 이하의 만 39세 미만의 직원으로 구성된 ‘블루보드’(청년이사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 조직은 과거 공기업 시절 남아 있던 수직적 문화를 수평적 문화로 바꾸는 역할을 수행한다. 

한 업계 전문가는 “과거 효율성을 강조한 수직적 조직문화에서 소통을 통한 다양한 의견 공유가 가능한 수평적 조직문화가 자연스럽게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이에 기업들은 직급 간소화, 호칭 개편뿐만 아니라 MZ세대와 비슷한 사고방식이 가능한 새로운 경영진을 임명해 새로운 리더십 구축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굿모닝경제 권용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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