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성의 블록체인 바로알기] 8. 프로그램 코드로 운영되는 탈중앙화 조직 - D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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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9월 14일 21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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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본 연재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코인, NFT 등으로 대변되는 가상자산 시장과 기반 기술에 관한 올바른 정보 전달과 긍정적인 인식 정착을 목적으로, 누구라도 쉽게 이해하도록 눈높이를 낮춰 진행됩니다. 암호화폐 등에 과도한 투자나 몰입은 금융시장과 가정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본문 내 의견과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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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미국의 소더비 경매에 개인이 소유한 미국 헌법 초판본이 올라왔다. 당시 이 헌법 초판본을 사기 위해 '자율 조직(The Constitution DAO)'이 결성됐고, 가상자산으로 돈을 모아 경매에 참여하려 했다. 모금 일주일만에 17,364명이 참여해 총 967개의 이더리움(당시 한화 약 550억 원)이 모였다.

바로 DAO(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 때문에 가능한 프로젝트였다. DAO는 우리말로 해석하면 '탈중앙화된 자율화 조직'이다. 경매 결과, 헌법 초판본 구매에는 실패했지만 DAO의 대표적인 실제 사례를 보여주는 좋은 계기가 됐다.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그렇다면 탈중앙화된 자율화 조직이란 건 무얼 의미하는 걸까? DAO는 일련의 공유 목표를 중심을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수단으로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조직 형태를 말한다. DAO를 대변하는 세 가지 요소가 있는데, '프로그래밍된 규칙', '자율적인 커뮤니티', 그리고 '블록체인'이 그것이다.

우선, 프로그래밍된 규칙이란 어떤 조직을 운영하는데 있어 개인 또는 소수 인원에 의한 것이 아닌, 프로그래밍된 규칙대로만 실행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카페에서 손님이 종업원에게 커피를 주문하는 경우, 손님과 종업원 간의 소통 오류 등으로 주문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을 수도 있다. 반면에 커피 자동판매기를 사용한다면 이 같은 주문 오류는 발생하지 않는다. 자동판매기는 프로그래밍된 대로 사용자가 누르는 버튼에 맞는 음료를 내어주면 된다.

DAO는 프로그래밍된 자동판매기처럼, 공동 집단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미리 약속된 규칙이 있고, 그 규칙을 프로그래밍 코드로 표현해 집단 구성원 모두에게 투명하게 공개한다. 이를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라 하는데, 모두에게 공개되는 만큼 투명성을 갖는다. 또한 프로그래밍되어 진행되기 때문에 관리 주체나 중개자를 맹목적으로 신뢰할 리스크가 없다. 무신뢰(Trustless)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럼 만약 DAO에서도 수정되거나 보완될 만한 새로운 제안이 있다면 어떻게 할까? 여기서 두번째 요소인 '자율적 커뮤니티'가 필요하다. 커뮤니티의 각 구성원들이 투표를 통해 수정할 사항이나 새로운 제안을 결정한다. DAO에서는 누구나 운영규칙을 바꾸고 싶다면 제안을 올릴 수 있다. 제안된 내용은 커뮤티니 전체 구성원들이 투표로 결정한다. 일반적으로 투표는 1인 1투표 또는 DAO 프로젝트에서 발행한 투표가 가능한 토큰(거버넌스 토큰)을 통해 행사된다.

커뮤니티 구성원의 투표로 결정되는 수정/제안 사항 (출처=에이브 홈페이지)
커뮤니티 구성원의 투표로 결정되는 수정/제안 사항 (출처=에이브 홈페이지)


대표적인 디파이 프로젝트 중 하나인 '에이브 거버넌스' 카테고리에서 여러 가지 제안 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위 사진 참고). 최근 9월 7일에 올라온 제안 중 'Pause ETH Borrowing(이더리움 대출 일시중지)'의 경우 커뮤니티 구성원의 과반수 이상이 찬성하여 제안이 통과됐다. DAO는 이처럼 조직의 발전을 위해 누구나 자유롭게 제안 및 참여할 수 있다. 커뮤니티 구성원 각자가 조직의 주인이 되어 오너쉽을 갖고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마지막으로, DAO의 메커니즘이 가능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기술인 '블록체인'이 있다. 블록체인은 프로그래밍된 모든 규칙을 코드로 만들어 블록체인상 기록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이 스마트 계약은 오픈소스의 형태로 누구나 볼 수 있게 투명하게 공개된다. 블록체인 기술인 만큼 해킹 또는 변조가 불가능헤 불변성을 갖기도 한다.

DAO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투명성, 스마트 계약에 의한 공평한 수익분배, DAO의 이념을 통한 수평적인 구조, 효율적인 운영 등등 장점이 아주 많지만, 부정적 시각도 물론 존재한다. 앞서 헌법 초판본을 구매하려 조성된 DAO의 경우 참여자의 상위 1퍼센트가 전체 토큰의 66퍼센트를 소유하고 있었다. 이는 DAO의 탈중앙화 개념에 어긋난다고 볼 여지가 생긴다.

또한 특정 DAO 프로젝트는 새로운 형태의 조직 또는 회사로서 미국에서는 인정 받고 있지만, 아직은 대부분 법적 테두리 밖에 있다.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DAO는 NFT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이후로 메타버스와 NFT 환경이 좀더 체계적으로 조성되면 DAO의 인식도 충분히 개선되리라 기대한다. 현재의 NFT 프로젝트는 커뮤니티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는 작은 DAO 생태계를 만들게 된다. 시간이 지나 더 큰 가치 실현을 위해 점점 많은 사람들이 모이면 DAO도 완전하게 안착하리라 예상한다.

클레버파트너스 박진성 대표

ICO 전문 분석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거래소 엔터프라이징부터 50여 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컨설팅, 진행한 경력이 있다. 현재는 블록체인/암호화폐 전략 자문기관인 클레버파트너스를 운영 중이며, 크립토 펀드 운영 및 거래소 프로젝트 컨설팅을 총괄하고 있다.

정리 / 동아닷컴 IT전문 이문규 기자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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