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는 美 대기업…코로나 대책 완화

미국 대기업이 지난 2년여간 코로나19 방역 대책으로 실시한 직원 대상 '마스크 착용·백신 접종 의무' 완화에 나섰다. 2월 이후 바이러스 확산세가 진정 국면으로 들어서면서 기업의 근무환경을 코로나 창궐 이전으로 돌리기 위한 움직임이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IBM은 최근 미국 사업소를 대상으로 직원의 마스크 착용 의무를 완전히 폐지했다. 오는 6월부터는 백신 접종 의무도 없앨 예정이다. 이동통신 업체 버라이즌도 지난달부터 사무실 내 마스크 착용 규칙을 해제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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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무실 근무를 재개한 은행도 방역 완화에 동참하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지난 2월 사무실 내 마스크 착용을 기존 '의무'에서 개인 판단으로 전환한 데 이어 JP모건도 3월 같은 방침을 내부에 전달했다. 특히 JP모건은 이달 4일부터 백신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 검사도 중단했다. 백신 접종자로 한정했던 신규 채용 대상자도 미접종자까지 확대했다.

닛케이는 미국 대기업의 코로나 방역 대책 완화가 자국 정부의 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2월 마스크 착용 가이드라인을 완화, 감염자가 많은 지역으로 한정했다. 3월에는 주요 지방자치단체가 일제히 착용 의무를 철폐했다.

주요 산업 현장에서도 방역지침 완화가 이어지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공장 등에서 일하는 종업원 약 8만9000명에 대한 마스크 착용 의무를 원칙적으로 폐지했다. 월마트도 백신을 접종한 종업원에 한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없앴다.

닛케이는 기업이 마스크를 벗기 시작한 미국에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1일 기준 미국 내 신규 감염자(7일 이동 평균)는 약 3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한창 절정에 달한 1월 중순(80만명 이상)과 비교하면 5% 미만이지만 오미크론에서 파생한 '스텔스 오미크론'(BA.2) 감염자가 늘고 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