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데이터 기업 한국 시장 잇단 진출…국가 데이터 종속 우려

국내 빅데이터 SW 시장에 팔란티어테크놀로지스·데이터브릭스·스노우플레이크 등 글로벌 빅데이터 기업들이 최근 지사 설립을 통해 속속 진출, 데이터스트림즈 등 국내 빅데이터 기업과 경쟁을 벌인다. 특히, 클라우데라·태블로 등 글로벌 빅데이터 기업들이 이미 수년전 진출한 상황에서 최근 글로벌 빅데이터 기업의 세력 확장은 국내 빅데이터 시장 경쟁을 더욱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정부가 데이터를 국가 사회 발전의 핵심 기반으로 지목하고 데이터 강국 도약을 위해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를 출범시키기로 하는 등 국내 빅데이터 시장 성장 가능성을 엿본 글로벌 기업들은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국내 데이터 기업과 기술 경쟁력을 한 단계 더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빅데이터 시장이 커지는 상황에서 글로벌 제품에 의존하기보다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국내 기업을 발굴해야 국가 데이터 경쟁력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클라우드 환경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생태계 전환 과정에서 자칫 국내 빅데이터 시장을 글로벌 기업에 내주고 데이터 주권마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레이크 서비스 기업 데이터브릭스는 지난 20일 한국 시장 공식 진출을 선언했다. 데이터브릭스가 제공하는 주요 제품은 데이터 레이크하우스 플랫폼이다. 데이터 레이크의 개방성과 유연성, 머신러닝(ML) 지원과 함께 데이터 웨어하우스의 신뢰성, 강력한 거버넌스 성능을 제공한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 기업 팔란티어는 지난 2월 팔란티어테크놀로지스코리아를 설립하고 국내 대기업과 협력 관계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2019년 현대두산인프라코어와 빅데이터 플랫폼을 만드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 초 현대중공업그룹과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합작사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데이터 클라우드 기업 스노우플레이크는 지난해 11월 한국 지사를 설립하며 국내 시장 공략을 공식화했다. 회사는 전략적 파트너인 SKC&C와 협력해 '기업 맞춤형 데이터 플랫폼'을 제공하기로 했다.

데이터스트림즈·위세아이텍·엔코아 등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기술력을 앞세워 아직 시장 주도권을 내주지 않고 있다. 데이터스트림즈는 지난해 포스코, 금융감독원 등 대형 사이트에서 글로벌 1위 기업 클라우데라 제품을 윈백하는 데 성공했다. 글로벌 빅데이터기업 인포매티카는 경영악화 등 이유로 지난 2020년 국내지사를 철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데이터 강자들이 국내 진출한 후 대기업과 앞다퉈 손잡고 있는 현상은 과거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파급력이 다르고 이로 인해 국내 데이터 생태계가 글로벌 기업에 종속될 수 있다”면서 “중소기업이 국내 대기업과 글로벌 빅데이터 기업 간 연합전선을 뚫기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빅데이터 플랫폼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고 정부 역시 데이터를 중심에 둔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국내 데이터 솔루션 기업의 입지는 약한 부분이 있다”며 “한국이 글로벌 데이터 강국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 기술력 있는 기업들을 발굴해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