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클로바CIC, 네이버 클라우드에 '흡수설'

네이버가 인공지능(AI) 사내독립기업(CIC) 클로바CIC를 네이버 클라우드로 흡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설립 5년 차를 맞은 네이버 클로바CIC는 그동안 8개 CIC 가운데 분사 1순위로 거론돼 온 곳이다. 네이버가 분사 대신 흡수 카드를 쓴다면 2년 넘도록 분사 등 변화가 없던 CIC 조직 개편에 도화선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는 2015년부터 CIC 제도를 운영해 왔다. 시장에서 독립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자생력이 확보됐다고 판단되면 별도 법인으로 분사시켜 왔다. 네이버웹툰, 네이버페이 등이 CIC를 거쳐 독립했다. 이들 다음 타자로 클로바CIC로 지목되어 왔으나 2년 넘도록 진척이 없었다. 네이버가 네이버 클로바CIC를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켜서 투자도 받고 기업공개(IPO)도 검토하려 했으나 대내외 상황이 어려워지자 사업 시너지가 많은 네이버 클라우드로의 흡수 전략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네이버 클로바CIC와 네이버클라우드 간 협업은 강화되고 있다. 네이버클로바가 올해 선보인 기업간거래(B2B)용 '클로바 스튜디오'도 네이버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제공되고 있다. 비전문가들이 코딩 없이도 음성 등 명령 입력으로 애플리케이션(앱)이나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는 서비스로, 네이버 AI 기술의 총집합체라 할 수 있다. 국내 베타 테스트를 거쳐 해외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네이버 클로바CIC, 네이버 클라우드에 '흡수설'

네이버클라우드는 네이버의 B2B 서비스를 주도하는 계열사다. 특히 해외 B2B 사업에서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네이버클라우드의 든든한 우군이다. 네이버 클로바CIC가 클라우드로 흡수되면 소프트뱅크 등 외부 투자 유치에도 물꼬가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가 글로벌 전략 전개에 B2C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결국에는 B2B 서비스 공략도 중요하다”면서 “일본에서 소프트뱅크라는 파트너사와 함께 네이버에서 제공한 경험을 살려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클로바CIC의 조직 변경을 기점으로 CIC 개편 작업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CIC를 추가하거나 일부 통합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네이버 클로바CIC 고위 관계자는 “네이버클라우드와 사업 관련 시너지를 위해 협업은 많이 하고 있다”면서도 “흡수·통합 등에 대해서는 결정된 게 전혀 없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