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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까지 노리는 빅테크… '의료정보 독점' 빅브라더 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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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까지 노리는 빅테크… '의료정보 독점' 빅브라더 될라

입력
2022.08.23 18:1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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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쇼핑·클라우드 이어 의료업 조준
IT 기술 이용 속도·효율성 개선 효과 기대
개인정보·건강정보 이용한 '돈벌이' 우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로고.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로고.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건강관리업체 시그니파이헬스(Signify Health)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온라인 쇼핑을 석권하고 클라우드 서비스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던 아마존이 이제는 헬스케어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아마존은 65세 이상 고령층을 상대로 건강 진단과 자문, 원격 건강관리를 제공하는 시그니파이헬스에 인수 의사를 타진했다. 인수 규모는 80억 달러(약 10조7,000억 원)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아마존은 지난달 미국 내 190여 개의 1차 의료기관을 운영하면서 8,000개 이상 기업 직원들에게 대면 및 원격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메디컬을 39억 달러(약 5조2,000억 원)에 사들였다. 아마존의 역대 인수·합병(M&A) 중 세 번째로 큰 규모였는데, 아마존이 헬스케어를 차세대 먹거리로 삼으려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였다.

아마존 이외의 대형 기술기업(빅테크)들도 헬스케어 시장 공략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중이다.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은 착용형(웨어러블) 기기를 만드는 자회사 핏빗과 베릴리 등을 앞세워 헬스케어 시장을 두드리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헬스케어 사업을 키우기 위해 올해 초 음성 인공지능(AI) 전문 업체 뉘앙스(Nuance)를 인수했다.

아마존은 특히 의료 부문에 가장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업체다. 2018년엔 온라인 약국 필팩(Pillpack)을 7억5,300만 달러(약 1조 원)에 인수했고, 이듬해엔 헬스 내비게이터(health navigator)를 사들여 증상 확인 도구 등을 확보한 뒤, 이를 이용해 의료 서비스 '아마존 케어'를 내놓았다. 아마존 케어는 가입한 회원사의 직원들을 상대로 가상 진료, 원격 의료 상담, 방문 진료를 제공한다.

빅테크들이 헬스케어에 잇달아 뛰어드는 것은 고령화에 따른 관련 산업 성장 가능성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경제 규모에 비해 의료 시스템 발전이 뒤처져 있다는 평가가 많다. 가벼운 진료조차 몇 주 전 예약이 필수고, 각종 양식은 수기로 작성해야 하며, 보험료 청구 절차는 복잡하기로 악명 높다.

빅테크들은 기술을 이용해 헬스케어 분야의 느린 속도와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하겠다는 청사진을 앞다퉈 제시하고 있다. 빅테크들은 의료 서비스 고도화에 필요한 AI 등 기술을 이미 확보 중이고, 스마트워치 같은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과거보다 훨씬 쉽게 대중들의 건강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빅테크의 진출은 의료 분야 효율성을 높인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이들이 온라인 영역에 이어 의료 분야마저 장악할 경우 정보 독점에 따른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예컨대 아마존 케어를 통해 당뇨병 치료를 시작한 환자가 있다면, 이 사람이 쇼핑을 위해 아마존에 접속할 때마다 혈당을 조절하는 약이나 건강기능식품 광고가 표시되도록 유도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워싱턴포스트는 개인정보를 수익 창출에 활용하는 아마존 같은 기업이 가장 사적인 정보(건강)를 수집하는 것에 대해 "사람들을 추적, 표적화하고 착취하는 능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고 우려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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