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의 텔스타는 자동차부품 측정 장비가 주력인 업체다. 2019년부터 스마트 공장을 구축한 결과 원자재·가공 불량 검출 정확도를 95%에서 100%로, 품질검사 시간을 98% 단축하는 성과를 거뒀다. 텔스타는 또 다른 주력 분야인 철판 레이저 가공에도 인공지능(AI)과 증강현실(AR)을 적용한 스마트 제조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해 이 업체를 선도형 스마트 공장 지원 제도인 ‘K-스마트등대공장’으로 지정해 스마트 공장 고도화를 지원하고 있다.

중기부는 스마트 공장 고도화 수준을 생산 모니터링이 가능한 ‘기초’, 수집 정보로 기본적 제어가 가능한 ‘중간1’, 시뮬레이션을 통해 공정을 최적화하는 ‘중간2’, AI로 자율 운영이 가능한 ‘고도화’ 단계로 구분한다. 전국 테크노파크별 스마트 공장 도입 업체(2만3403개)를 분석한 결과 72.5%는 기초 단계로 나타났다. 고도화 단계는 0.9%에 불과했다. 스마트 제조 기반의 질적 성장을 위해 맞춤형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기부는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올해 스마트 제조혁신 지원사업을 수요 맞춤형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3663억원을 투입해 총 5000개의 스마트 공장을 추가 구축하는 가운데 수준별 스마트 공장을 세우는 데 2530억원이 투입된다. 수요기업의 스마트 공장 고도화 수준을 구분해 AI, 빅데이터, 디지털트윈 등이 적용된 첨단 스마트 공장으로 개선하는 게 좋은 예다.

기술·업종·지원 목표 등을 고려한 특화형 스마트 공장 건설에도 551억원을 투입한다. 업종별 스마트 공장 고도화 방향을 제시하는 K-스마트등대공장의 신규 지정 업체 수를 작년(10개)보다 많은 15개로 늘리는 게 그 일환이다. 물리적 공간에 제약받지 않는 디지털 클러스터 구축 사업에도 292억원을 배정했다. 가치사슬 또는 협업기업으로 묶인 다수 기업의 스마트 공장이 상호연결을 통해 자재 관리 및 수주, 생산, 유통, 마케팅을 함께 수행하도록 지원하는 게 핵심인 사업이다.

스마트 공장 도입 업체들의 제조데이터 접근성도 한층 개선될 전망이다. 중기부는 2020년 12월 세계 최초로 만든 AI 중소벤처 제조플랫폼(KAMP)에 100억원을 투입, 낮은 단계의 스마트 공장들이 제조데이터를 활용해 공정 최적화와 자동제어 설비를 갖추도록 플랫폼 성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