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et Quitting(조용한 그만두기)’, 무엇이 문제일까.

틱톡에 올라온 짧은 영상에 등장한 ‘Quiet Quitting’은 회사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태도인데, 새로운 이름을 얻어 시선을 끌고 있다.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2023>에도 소개됐다. 여기서 ‘그만두기’는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 아니다. ‘정해진 범위에서 벗어난 업무에 시간을 쓰는 것’이나, ‘일과 삶을 동일시하는 것’을 그만두는 것이다. 즉, 몰입이 깨진 상태를 말한다.

정해진 업무만 하는 조용한 그만두기…'조용한' 것이 진짜 문제
몰입이 깨져 일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구성원이 전에 없던 것은 아니나, 최근 들어 양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구성원의 50% 이상이 이와 유사한 상태에 놓여 있다는 조사 결과에서 이러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6월 미국 직장인 약 1만5000명을 대상으로 한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자신의 업무에 몰입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32%였다. 2021년 10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해 34%를 기록한 데 이어 2년 연속 하락했다. 이때 ‘몰입’은 구성원이 일에 몰두하고 열정을 보이는 것으로 정의한다.

일에 몰입하지 않고 있는 구성원의 비율이 늘어난다는 의미에서 ‘그만두기’도 물론 문제지만, 진짜 문제는 ‘조용한’에 있다. 국면 전환에 더 큰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성원들이 목소리를 내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면, 조직의 변화는 더딜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조직이 ‘조용한 그만두기’에 대응하려면 구성원들이 그만두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구성원 몰입(employee engagement)’의 개념을 정립한 심리학자 윌리엄 칸 역시 포브스를 통해 ‘조용한 그만두기’의 해법을 대화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기업들은 속속 360도 리뷰(다면평가), 크라우드 소싱, 1 대 1 미팅, 리버스 멘토링 등의 방법을 도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은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조직 만족도를 측정하는 서베이 플랫폼인 글린트를 2018년 인수한 뒤 직업 경험 플랫폼 ‘마이크로소프트 비바’에 결합했다.

구성원 서베이 솔루션인 퍼셉틱스(Perceptyx) 역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실시간 피드백 솔루션 왜글(Waggle)을, 올해 인공지능(AI) 코칭 플랫폼 컬티베이트(Cultivate)를 잇따라 인수했다.

짧은 주기로 서베이(pulse survey)를 진행할 수 있는 툴과 AI를 통한 사용자 행동 분석이 솔루션의 핵심이다.

정해진 업무만 하는 조용한 그만두기…'조용한' 것이 진짜 문제
예를 들어 1 대 1 미팅을 정기적으로 진행하던 관계에서 면담 횟수가 줄어들면 알림 메시지를 보내는 등의 행동 유도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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