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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언어·이미지·헬스케어…초거대 AI 기술 사업화 속도 낼 것

고민서 기자
입력 : 
2023-03-13 16:05:51
수정 : 
2023-03-16 09:4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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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에서는 내부적으로 인공지능(AI)을 '리셋 모먼트'라고 부른다. 지금 운영·활용되는 모든 것을 '리셋(초기화)'해버릴 수 있을 만큼 파괴적인 혁신이 일어날 것이란 관측에서다.

카카오의 AI 기술 전문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이끌고 있는 김일두 대표(사진)는 최근 경기 성남시 판교 사옥에서 진행한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를 기점으로 AI와 관련된 많은 투자와 제품 개발이 이뤄질 것"이라며 카카오만의 'AI 혁신'을 보여주겠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2021년 3월 카카오브레인 수장 자리에 오른 그는 카카오 전 계열사를 통틀어 현재까지도 최연소 대표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카카오브레인 리더로서 지난 2년을 '격변의 시기'라고 표현했다. 그는 "(카카오브레인 대표로) 선임되기 전 5~6년간 벌어졌던 AI 변화보다 선임된 뒤 2년 동안 있었던 일이 더 격렬했던 것 같다"며 "최근 어느 때보다도 AI를 통한 가속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 대표는 "AI를 할 수 있는 조직과 그렇지 않은 조직 간의 진입장벽 자체가 지금은 너무 많이 벌어져버린 상황이기 때문에 (카카오브레인이) 선두 그룹에 계속 있어야 한다는 노력 자체를 전사적으로 해온 시기"라고 소회를 밝혔다.

실제로 이 기간 카카오는 '초거대 AI' 기술 개발에 역점을 두고 인적·물적 투자에 집중했다. 그 결과 카카오브레인에서 2021년 11월 국내에서는 선도적으로 GPT-3의 한국어 특화 AI 언어모델인 '코GPT(KoGPT)'를 내놓는 데 성공했다. 이후 카카오브레인은 이미지 생성형 AI 모델 '칼로(Karlo)' 상용화부터 AI가 의료영상 판독을 돕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로 발을 넓혀나갔다.

특히 칼로는 생성형 AI가 실제 서비스로 응용·확장 중인 카카오의 대표 기술로 꼽힌다. 카카오브레인이 그동안 공개해왔던 '민달리(minDALL-E)' 'RQ-트랜스포머(Transformer)' 등 초거대 이미지 생성 AI 모델을 발전시켜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기술로, 시장에선 일명 'AI 화가'로 통한다. 김 대표는 "칼로는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 같은 기존 서비스들이 사용자가 마우스, 키보드를 이용해 결과물을 만들어내던 작업 환경을 180도 바꿀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라며 "손을 대지 않고 말만 해도 그림을 그리고 수정까지 할 수 있다면 사용자들의 경험은 칼로를 접한 이전과 이후로 나뉠 만큼 변화가 클 것이라는 점에서 탄생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증명하듯 카카오브레인에선 지난해 10월 무료로 칼로 1.0 기술이 적용된 국내 최초의 AI 이미지 생성 애플리케이션(앱) '비 디스커버(B^ DISCOVER)'를 출시한 데 이어 최근엔 전문가용 버전인 '비 에디트(B^ EDIT)'의 오픈 베타를 공개해 시장의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칼로 2.0을 기반으로 한 비 에디트는 사용자가 원하는 화풍의 이미지 생성은 물론, 다양한 기능을 활용해 이미지 수정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관련 산업에 적잖은 파급력을 끼칠 것이란 업계 전망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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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브레인이 카카오와 손잡고 일명 '칼로펀드'로 내부에서 통칭되는 '칼로 100X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카카오브레인이 개발한 칼로를 100개 이상 기업이 100배 이상의 가치로 활용하기 바란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이 프로젝트는 AI 생태계 활성화를 주된 사업 중 하나로 보고 있는 카카오의 전략과 일치한다.

김 대표는 "50억원에서 최대 100억원 안팎으로 올 상반기부터 추진되는 칼로펀드를 통해 카카오는 칼로가 비 디스커버처럼 다양한 분야로 서비스화될 수 있는 접점을 찾아나갈 것"이라며 "3~4월 중으로 우리와 함께할 뜻이 있는 스타트업 4곳 정도를 선발하고, 관련 교육부터 칼로 기술 이전 및 컨설팅, 사업화까지 인적·물적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비스화될 수 있는 사례로 AI가 웹소설 내용을 파악한 다음 삽화를 만들어내는 툴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카카오브레인은 올 상반기 중 한국어 버전의 칼로와 비 디스커버를 활용한 AI 프로필 생성 기능을 선보일 계획이다. 김 대표는 카카오브레인의 초거대 이미지 생성 AI 기술을 글로벌 이미지 생성 AI 분야의 선두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특히 카카오브레인이 올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코GPT 기반 AI 챗봇 서비스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높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올 상반기 정도면 코GPT 3.5 버전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챗GPT 형태로 가는 모습은 하반기에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영어에 특화된 챗GPT가 유독 한국어에 약하다는 점에서 향후 코GPT가 만들어낼 챗봇 서비스는 한국어를 사전적·문맥적으로 이해하고 사용자가 원하는 결과를 정확도 있게 보여줄 것이란 게 카카오브레인 측 설명이다.

김 대표는 "코GPT 기반 AI 챗봇이 쓰일 수 있는 범위는 다양할 것"이라며 "현재 아이디어를 모으고 테스트를 수행하고 있는 단계인데, 가령 의료 상담이나 법률, 심리 상담은 태스크가 명확하기 때문에 지금의 GPT 기술로도 충분히 풀 수 있는 수준의 챗봇이라 카카오톡에 서비스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톡에 붙일 수 있는 챗봇 서비스는 중간 단계로 보고 있고, 궁극적으로는 모바일이나 디바이스를 다루는 사용자경험(UX) 자체가 다 바뀔 것이라는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우리도 그다음 단계는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하는 과정에서 기회를 찾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카카오브레인은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의 초거대 AI 개발 사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아직까지 신시장에 속하는 AI 기반 항체 신약 설계 플랫폼이나 영상의료 서비스 개발 등에 역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흉부 엑스레이 의료영상을 판독해 의심 질환을 찾아주는 생성형 AI의 연구용 데모 버전을 올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브레인은 향후 판독문 초안 생성 기술의 완성도를 높여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초음파 같은 다양한 모달리티로의 확장도 고려 중이다. 김 대표는 "앞으로 카카오브레인이 이뤄낼 성장과 발전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전했다.

[고민서 기자 / 사진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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