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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통해 문제 해결하는 '디자인 싱킹'… 수직적 조직문화가 걸림돌

입력 : 
2022-11-02 10:12:34
수정 : 
2022-11-02 16:3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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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9월 독일 소프트웨어 기업 SAP의 하소 플래트너 의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면담하며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이 한국의 창조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2년 후, 플래트너 의장은 판교에 혁신 연구공간 '앱하우스'를 열었다. 앱하우스는 여전히 견고하게 운영되고 있다.

한국에서 디자인 싱킹의 인기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디자인 싱킹은 지난 15년 동안 기업들이 혁신을 일으키기 위해 사용해온 세계적인 트렌드다.

디자인 싱킹이란 정확히 무엇일까? 김유진 공주대 영상학과 교수는 논문 '웹사이트 혁신을 위한 디자인 싱킹 도입(Adopting Design Thinking for Website Innovation: Case Studies of Korean Award Winners(감성과학 2020, 23권, 1호)'에서 디자인 싱킹을 '선택지를 만들고 선택을 함으로써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라고 정의했다. 즉, 사용자 혹은 이해관계자들의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며 '공감'이라는 도구를 통해 혁신적 제품·서비스·과정을 창조하는 것이 디자인 싱킹이다. 이를 위해 관리자들은 사용자의 경험을 알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디자인 싱킹 프로젝트는 다음 5단계 과정을 거친다. 첫째, 사용자들과 공감한다. 둘째, 사용자들의 문제를 정의한다. 셋째, 문제 해결책에 대한 아이디어 구상을 한다. 넷째, 시제품을 만든다. 다섯째, 해결책(시제품)을 테스트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디자인 싱킹과 관련해 풀리지 않은 문제들이 남아 있다. 필자는 스웨덴 차머스공대(Chalmers University of Technology)의 리사 칼그렌 교수와 조직원들의 문화적 차이가 디자인 싱킹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봤다. 해당 연구는 제품 혁신 경영 저널(Journal of Product Innovation Management)에 게재된 논문 '문화 충돌이 일어날 때: 디자인 싱킹 구현 과정에서 생기는 마찰에서 배울 점은?(When Cultures collide: What Can we Learn from Frictions in the Implementation of Design Thinking?)'에서 다뤄졌다.

연구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5년 동안 진행됐다. 연구진은 소프트웨어, 식품, 헬스케어, 첨단기술 등 다양한 산업에서 상위 13개 기업(미국·유럽 기업)을 선정해 이곳의 디자인 싱킹 도입을 분석하고 8개 디자인 싱킹 워크숍에 참가한 관련 전문가들을 인터뷰했다. 그 결과, 디자인 싱킹 문화와 기존 조직문화 간 차이에서 오는 마찰이 있다는 점을 파악했다. 디자인 싱킹의 특징은 열린 마음(openness), 호기심, 다양한 백그라운드와 능력에 대한 포용이다. 하지만 일부 국가의 조직문화는 직원이 본인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부적합하다. 디자인 싱킹 문화와 기존 조직문화의 또 다른 차이는 시간에서 온다. 연구진과 인터뷰한 한 직원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기업들은 (무언가에) 단기적으로 중점을 두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디자인 싱킹은 시간이 걸리는 프로젝트다."

수평적 구조 중심인 디자인 싱킹 문화와 수직적 구조 중심인 기존 조직문화 간에는 차이가 존재한다. 디자인 싱킹 담당팀이 창의적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자율성과 신뢰가 필요하다. 이는 윗선의 통제가 강한 조직문화에서 문제가 된다. 이처럼 디자인 싱킹과 조직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마찰은 디자인 싱킹 업무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관리자들은 디자인 싱킹이 사용되는 이상적인 문화 형성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하지만 명심하길 바란다. 조직문화는 디자인 싱킹의 일부다. 디자인 싱킹 프로젝트가 실패로 돌아가는 이유의 전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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