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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車부품 공장에 AI 혁신 …"공구 언제 고장날지 미리 알려줘요"

이재철 기자
입력 : 
2022-11-07 16: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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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티데이타가 개발한 검사지능화 솔루션이 아신유니텍 생산 현장에 적용되고 있다. 아신유니텍은 이 솔루션으로 불량 진단 속도를 크게 높이고 있다. 【사진 제공=아신유니텍】
국내 자동차 시장이 발 빠르게 미래형으로 진화하고 있다. 친환경차 판매 비중이 8월 기준 11.8%에 달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미래차로의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는 자동차 부품 분야를 특화산업으로 육성 중인 경남지역을 주목하게 한다. 경남지역에는 아신유니텍과 대신금속, 미광금속과 같은 자동차 부품 분야의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있다. 그러나 제품 공정에서의 불량이나 설비 예지보전, 설비가동률 개선 등은 해당 기업들의 더 큰 걸음을 내딛기 위한 선결 과제였다.

이러한 애로사항을 해결할 방안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주관하는 'AI융합 지역특화산업 지원사업'이 새로운 미래를 열 희망이 되고 있다.

지난 4월 경남도와 경남테크노파크가 이 사업에 선정돼 내년까지 64억5000만여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지역 특화산업에 인공지능의 융합·활용을 지원해 생산 공정 최적화와 품질 혁신, 비용 절감 등 지역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고, 지역에 실증랩을 구축해 데이터의 안전한 학습과 인공지능(AI) 솔루션 개발을 촉진한다. 미래형으로 전환하고 있는 자동차부품 산업에 AI 기술을 융합해 정부가 민간의 협력을 이끌고 기술적 어려움을 해결해 지역산업 구조를 미래형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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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사 자동화로 휴먼 에러 차단

경남 김해에 위치한 아신유니텍은 전기차용 파킹레버 어셈블리, 요크, 코어 같은 자동차 부품 절삭가공 전문업체로, 정밀함이 요구되는 부품을 주로 생산하는 기업이다. 자동 치수검사 및 아이템별 자동검사 시스템 등 특허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자체 개발한 시스템이 외관검사를 자동화할 수 없어 AI 시스템 개발을 검토했으나 기술적 한계에 부딪혔다.

AI 개발 전문기업 엠티데이타가 아신유니텍의 검사지능화 솔루션 개발을 위해 해결사로 나섰다. 엠티데이타가 현재 개발 중인 과제는 'xEV 전기차 모터풀리 외관검사 및 불량분석 인공지능(AI)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완제품의 외관을 카메라로 촬영, 수집해 수집된 이미지에서 불량과 정상 데이터를 학습하고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해 검수의 고도화를 모색하는 검사 지능화 AI솔루션이다. 이를 적용하면 전문 검수 인력이 육안으로 검수할 때 생기는 실수를 줄이고, 판단 정확도가 80% 이상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솔루션이 적용되면 불량 진단도 1분에 6개에서 10개로 개선되며 인적 오류의 90% 이상이 감소될 전망이다. 엠티데이타가 개발하는 맞춤형 AI솔루션은 내년까지 계속되며 순차적으로 아신유니텍의 생산 현장에 적용된다.

◆ 설비 예지보전 AI로 애로 해소

설비 고장이나 장비 가공 시 투입되는 공구 사용연한을 AI가 정확히 예측해 전체 설비 가동률을 높이는 시스템도 개발이 한창이다. 경남지역에서 30년 동안 도금·도장 사업에 집중해온 미광금속은 모든 설비 공정이 연결돼 있어 일부 설비의 문제가 전체 생산 차질로 이어지는 공정상 단점을 갖고 있었다. 이 때문에 AI를 활용한 공정 설비 예지보전 기술 도입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미광금속은 이 사업 참여를 통해 AI 개발 전문기업 빅아이를 만나 설비 예지보전 AI솔루션 도입을 추진 중이다. 빅아이는 미광금속의 애로점을 해소하기 위해 그간 축적된 설비데이터를 활용해 설비의 실시간 상태를 진단하고 고장 예측·수명관리 정보를 제공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머신러닝 학습을 통해 상태 진단과 예측수명 정보를 제공해 고장이 발생하기 전에 관리가 되도록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이 솔루션이 적용되면 주기적 점검에 의존하지 않고 15분 단위 실시간 상태 점검이 이뤄지고, 1회 제품 불량 발생 시 3000만원 이상의 비용 손실을 최소화해 5% 이상의 생산성 향상이 기대되고 있다.

◆ 마모공구 수명 예측 새 지평

알루미늄 주조품을 가공하는 대신금속(주)은 주조품 연속가공에 의한 공구 마모나 파손이 문제였다. 공구 파손 시 작업자의 육안에 의존하다 보니 파손 여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고, 공회전으로 인해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자동으로 공구 교체 시점을 파악해 공구 마모로 인한 불량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기술 구축이 필요했다.

이 문제 해결은 (주)큐빅테크가 담당하고 있는데, 큐빅테크는 현장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30년 이상 꾸준이 제조업 생산성 향상을 위한 솔루션을 개발·공급해 오고 있는 경쟁력 있는 기업이다. 대표적인 솔루션으로는 국내 최초의 CAM 시스템, CNC 시뮬레이터, 주조 시뮬레이터 등이 있다.

큐빅테크는 CNC 장비의 절삭가공 시 발생하는 공구 부하 데이터를 학습해 최적의 공구 교체 시점을 90% 이상 신속 정확하게 제시하는 AI 기반 지능형 공구 수명예측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기존에 대신금속은 선반 설비 공구를 마모 예방을 위해 1일 주기로 교체했으나 AI를 통해 공구 상태를 고려한 최적 교체 시기를 예측해 적용함으로써 공구 사용 시간을 기존 1일에서 2일 이상으로 늘리고, 공구 사용 개수 또한 연 4500개에서 1900개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노충식 경남테크노파크 원장은 "인공지능 솔루션은 미래차로의 전환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자동차부품 산업계에 획기적인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라면서 "약 2000개에 이르는 경남지역 차량 부품 기업의 근무 환경 개선은 물론 내수와 해외 매출 성장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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