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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피플] 의료정보에 블록체인 접목…의료분야 `마이데이터 시대` 꿈꿔

황순민 기자
입력 : 
2022-02-23 04: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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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균 메디블록 대표 인터뷰

의사가 직접 만든 의료 플랫폼
의료기관 중심의 환자 데이터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활용해
체계적인 관리와 투명성 보장

민감한 의료정보 비식별화해
환자·병원·보험사 신뢰 확보
신약·AI 개발 등 활용까지
사진설명
"환자가 자신의 의료정보를 주체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해 궁극적으로 의료 분야에서 마이데이터 시대를 열겠다." 최근 매일경제와 만난 고우균 메디블록 공동창업자·대표는 "의료정보에 블록체인 기술로 신뢰를 얹어 환자가 진단서 등 자신의 진료 기록을 손쉽게 모으고 활용할 수 있는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겠다"고 사업 비전을 밝혔다.

메디블록은 2017년 설립 이후 환자 중심의 의료정보 플랫폼이라는 한 우물을 판 스타트업이다. 의료정보에 최적화된 블록체인 플랫폼인 패너시어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의료정보 관리 체계는 환자 개인보다는 의료기관 중심으로 구축돼 있다. 이 때문에 환자들이 병원에 갈 때마다 개별 의료정보가 새로 만들어져 저장되다 보니 체계적인 관리와 유지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해묵은 문제로 지적돼왔다.

메디블록은 환자의 편의성에 주목했다. 고 대표는 "병원의 소견서, 의무기록, 엑스레이 영상 등을 앱으로 받으면 종이서류를 받을 때의 번거로움이나 분실에 따른 병원 재방문 등 불편을 줄일 수 있다"면서 "특히 중요한 데이터는 일관성과 투명성이 보장돼야 하는데, 이 같은 문제를 블록체인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문서는 사용자가 쉽게 위·변조할 수 있는 가능성 때문에 그동안 의료기관, 보험사 등이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는데 블록체인을 통해 신뢰성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고 대표는 "국내 의료 시스템은 파편화돼 있어 통합적 관리가 어려운 게 현 상황"이라면서 "10만개가 넘는 병원이 사용하는 정보 솔루션이 200개 넘게 존재하고, 동네 의료기관들이 사용하는 솔루션이 병원 내에만 구축돼 있다"고 말했다. 또 일반인들은 내 의료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낮아 의료과실 사고 등을 대응하는 데도 한계가 명확하다.

고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개인이 의사결정권을 가진 형태로 의료 데이터를 유통하는 것이 메디블록의 목표"라고 말했다. 의료정보 데이터는 매우 민감한 자료지만 개인을 특정할 수 없도록 비식별화 처리를 하면 신약 개발이나 의료용 인공지능(AI)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다.

환자, 병원, 보험사가 진료기록을 신뢰하고 쉽게 증명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향후 서비스 확장의 핵심이다. 고 대표는 "진단 및 처방과 연계된 서비스 확대에 나설 방침"이라면서 "주요 병원들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 대표와 메디블록을 함께 창업한 이은솔 대표 모두 의사 출신이다. 고 대표는 KAIST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삼성전자 엔지니어로 4년간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했다. 이후 경희대 치의학 전문대학원을 거쳐 치과의사로 진로를 바꾼 그는 치아교정병원 재직 당시 낙후된 병원 정보기술(IT) 시스템 문제에 주목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 대표와 함께 메디블록을 설립했다. 이 대표는 한양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아산병원에서 5년간 영상의학과 전문의로 근무했다.

메디블록은 의료정보데이터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해 매일경제와 협력도 이어가고 있다. 의료정보 데이터 환경을 개선하고 생태계를 확산할 필요성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메디블록의 의료 플랫폼인 패너시어에는 현재 해시드와 한화시스템 자회사인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이 기업 검증자로 활동하고 있다. 매일경제는 언론사 중 처음으로 합류했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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