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크리에이티브의 핵심은 AI다

"AI는 경쟁 상대 아닌 함께 일하는 파트너"

전문가 칼럼입력 :2022/01/20 17:51

민선, 슈드 린 애피어 최고 머신러닝 AI 과학자
슈드 린 애피어 최고 머신러닝 AI 과학자

만일 AI가 사람이라면 아마 이 시대에 현존하는 가장 다재다능한 사람일 것이다. AI의 창작물은 문학이나 시각 예술부터 패션, 미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찾아볼 수 있다. 몇몇 기사에서는 AI가 전문가나 예술가들을 대체할 수 있다는 잠재적 위협에 대해 주로 이야기 하지만, 실상 AI는 창작자 그 자체라기보다는 도구(tool)에 가깝다.

새해를 맞아 AI가 창작 예술에 가져올 가치에 대해 파악할 필요가 있다. 한 사회로서 우리는 어떻게 예술을 창조해내고, 어떻게 예술을 간주해야 할지 진화해왔다. AR/VR, NFT등 새로운 형태의 예술을 받아들이면서, 어떻게 우리가 AI를 활용해 창조적 작업 과정을 변화하고 종합적인 인간의 경험을 더욱 잘 담아내는 예술로 만들지 이해해야 한다.

■ 콘텐츠 공동 제작자로서 AI

인공지능 자료 이미지(제공=픽사베이)

창작 영역에서 AI가 활용된 첫 분야는 언어와 문자다. 아마 "이 기사는 로봇이 작성 했습니다"와 같은 제목을 기사들을 모두 한 번씩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오픈AI의 GPT-3와 같은 랭귀지 모델을 활용한다면 언론인, 작가 그리고 AI를 활용하는 사람들은 단지 몇 줄의 문장 입력과 몇 번의 마우스 클릭만으로도 제법 긴 글을 만들어 낼 수 있다. 2017년 년 3월, 로그 굿윈이라는 작가는 '차세대 미국 로드트립 소설'을 쓰는 데 AI가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카메라, 마이크, 그리고 GPS 장치를 노트북에 연결한 채 로드트립에 나섰다.

로드트립 중 보이고 들리는 풍경과 소리가 AI의 신경망을 통해 입력되고, 그 결과물이 소설이 된다는 발상에서 출발한 이 소설은 실로 1년 뒤 출간됐고, 이는 AI가 쓴 최초의 소설로 불리고 있다. 굿윈 작가 스스로도 AI가 쓴 '원 더 로드(1 the Road)'를  "인간이 창조해 낸 소설이나, 그 언저리에 있지도 않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이는 AI가 전례 없는 방식으로 작가들과 공동 창작을 한 좋은 예시다.

음악에서는 AI가 지미 핸드릭스, 짐 모리슨, 에이미 와인하우스 등 이미 고인이 된 뮤지션들의 ‘신곡’을 들려준다. '로스트 테이프 프로젝트(Lost Tapes project)'는 구글의 AI 프로그램인 마젠타를 이용해 각 뮤지션의 30개의 곡들을 연구, 작곡 스타일과 곡의 구조를 파악한 후 이를 토대로 새로운 노래를 만들었다. 신진 뮤지션들이 AI가 새롭게 만든 이 노래를 부르면서 곡들이 세상에 공개됐다.

■ 크리에이티브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AI

매개체와 상관없이 AI는 창조적 작업 과정에서 인간 공동 창작자보다 더 많은 정보 처리가 가능하고, 자칫 놓칠 수 있는 패턴이나 트렌드를 찾아냄으로써 창조적 작업 과정에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예술 분야에서, AI를 탁월한 비즈니스 파트너로 만드는 점은 통찰력을 분석하고 도출하는 능력이다.  대중에게 어필 할 수 있는 예술 작품을 만드는 과정은 무엇이 트렌드인지 이해하고 나아가 예측하는 것과 연관이 있다. AI를 이용하면 이가 가능하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 AI에게 기대하고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하는 부분이다.

2017년 애피어 R&D 팀은 인공지능진보협회지(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Artificial Intelligence publication)에 인간의 개입 아래 AI가 패션 디자인을 만들 수 있는 능력에 관한 논문을 낸 적이 있다. 논문이 발표된 후, 패션계에 AI가 실제로 적용되고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2019년, MIT 학생이었던 피나르 야나르닥과 에밀리 살바도르는 AI가 리틀 블랙 드레스를 디자인해 주는 글리치(Glitch) 라는 머신러닝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글리치에 사용된 AI는 디자인을 할 때 과거의 패션 트렌드에만 의존하지 않고, 방대한 양의 정보를 활용해 새로우면서도 독특한 디자인을 만들어냈다.

오늘날 패션 브랜드는 다음 시즌에 브랜드가 만드는 디자인에 영향을 끼칠 패션 트렌드를 예측하기 위해 AI의 예측 능력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AI를 활용할 때의 장점은 패션 브랜드들이 무엇이 유행할건지 고려하고 만들었기 때문에 그들의 디자인이 인기를 끌 것이라 거의 장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식의 세계는 어떨까? 요리사들은 기존에는 생각해 보지 못했던 푸드 페어링이나 레시피를 AI와 함께 만들어낼 수 있다. IBM의 쉐프 왓슨, 소니 AI 미식 프로젝트의 목적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인간 쉐프가 본인의 감에 의존하던 영역을 AI 쉐프는 하드 데이터와 새로운 미식 창조를 위한 분석을 활용해 만들어낸다. AI의 인사이트를 강력하게 만드는 요인은 이러한 추천의 기반이 되도록 제공한 데이터의 양과 시간이다. 여기에 전문 예술가의 경험과 창조성을 한 스푼 얹는다면, 우리 손 안에서 놀라운 혁신을 만날 수 도 있다.

예술을 창조하는 데에서 AI가 가진 또 다른 강점은 특정 오디언스에 맞추는 게 가능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온라인 광고를 하나 만든다고 가정해보자. 배경은 무슨 색을 써야 할지, 무슨 폰트를 써야 할지, 어떤 이미지를 써야할 지 등 하나의 광고를 만들더라도 수많은 선택과 결정을 내려야 한다. AI는 어떤 타입과 스타일의 콘텐츠가 특정 오디언스들에게 반향을 불러일으키는지 알고 있기에 이러한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을 준다. 이제 한 가지 광고 대신, 마케터들은 AI가 시행착오를 거쳐 학습한 내용인, 어떤 광고가 각 개인에게 가장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왜 그런지를 활용해 여러 버전의 광고를 만들 수 있으며, 미래에는 특정 광고의 종류와 스타일을 맞춤형으로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비디오 게임에서도 AI의 활용을 살펴볼 수 있다. 롤플레잉 게임의 재미는 수많은 시나리오를 체험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게임을 하면서 내리는 결정이 게임의 전체 내러티브를 바꿀 수 있는 셈이다. AI를 활용한다면, 게임 개발자들은 모든 면에서 훨씬 다양하게 만들어 낼 수 있다. 결정에 따라 만들어지는 경우의 수가 더 많아질 것이며, 각각의 결과 시나리오는 주요 스토리만큼 잘 짜인 느낌이 들 것이다.

■ 메타버스 설계자로서 AI

빅테크 기업들의 새로운 먹거리는 메타버스다. 리얼리티를 만들어내는 점에서 AI는 메타버스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인공지능은 메타버스 내 세계들이 최대한 실제와 가깝게 느끼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과정에 자동화를 점점 더 도입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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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야기했듯 AI는 개인화와 여러 가지 시나리오는 만들어내는 데 강점이 있다. 이러한 강점들은 메타버스 개발자들이 이용자 개개인에게 맞춤화된 세계를 보다 쉽게 구축하도록 만들어준다. AI를 통해 솔루션은 각 이용자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학습하면서 각 메타버스 세계는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물론 전체 운영에서는 AI 그 이상이 필요하다. AR과 VR 기술, 그리고 각각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부품들 역시 큰 역할을 할 것이다. 그렇더라도, 메타버스의 창의적이고 인간적인 측면은 AI와 이를 사용하는 인간 개발자들로부터 나올 것이다.

AI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우리가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수록, 더 발전되고 나은 결과물을 받는다. 전문 예술가들은 이를 잘 알고 있다. 많은 예술가들이 이제 AI를 경쟁상대로 보기보다는, 영감을 끌어내고 더 나은 형태의 예술을 창조하기 위해 함께 일하는 파트너로 바라보고 있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민선 애피어 최고 AI 과학자

국립칭화대를 포함한 최고의 학교들에서 연구 활동을 해 온 인공지능(AI) 과학자다. 딥러닝계의 대모로 알려진 페이페이 리(Fei-Fei Li)를 비롯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AI 지도자들과 함께 이미지넷 프로젝트, 로봇 운영 시스템 (ROS) 및 마이크로소프트 키넥트의 인간 자세 추정 시스템 프로젝트 등에 참여했다. 현재는 애피어의 최고 AI 과학자로서 학계에서 진행중인 최신 기술 연구가 애피어 제품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슈드 린 애피어 최고 머신러닝 AI 과학자

인공지능, 머신러닝, 데이터 마이닝 및 자연어 처리 분야에서 20 년 이상의 경험을 쌓아온 전문가다. 2020년 2월 애피어의 최고 머신러닝(ML) 과학자로 합류했으며, 애피어 합류 전까지 국립대만대학교의 컴퓨터과학 및 정보공학과 전임교수로 재직하면서 50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에 AI 연구 및 적용 관련 자문을 제공해왔다. 애피어 합류 후 AiDeal팀을 이끌고 있으며 2020 Artificial Intelligence Breakthrough Awards에서 ‘최고의 AI 기반 분석 솔루션’ 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