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블록체인 기업 중 첫 르노와 벤더 계약"

[인터뷰] 이정륜 블록체인기술연구소 대표 "올해 유럽서만 매출 50억 달성할 것"

인터뷰입력 :2023/03/03 07:48

“한국 블록체인&데이터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세계적 자동차 그룹 르노와 벤더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정륜 블록체인기술연구소(IBCT) 대표는 2일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블록체인기술연구소는 연구소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연구를 지향하는 기업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산업에서 필요한 솔루션을 상품화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레지스(LEDGIS) 메인넷'이라 불리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해 보유하고 있다. 블록체인 원천기술 노우하우와 원천 특허 확보에 주력하며 탈중앙 신원증명(DID, Decentralized Identifier)과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토큰) 같은 분야에서 차별화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DIDH(Decentralized Identity DATA Hub)'라 명명한 블록체인 기반 마이 데이터 기술을 개발했다. 'DIDH'는 개인 데이터를 사업자 서버에서 생성하지만 원천적으로 개인이 보유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개인데이터를 쪼개거나 부분적으로 다른 곳으로 공유할 수도 있다. 공유한 개인데이터는 영지식증명(zero-knowledge proof) 암호 기술과 블록체인 기술로 신뢰성을 담보한다.

블록체인기술연구소는 작년 6월 15~18일 4일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적스타트업 행사인 '비바텍(VivaTechnology) 2022'에 참가한 것이 계기가 돼 르노의 벤더가 됐다. 이 사실을 들려준 이 대표는 "비바텍 2022가 끝나고 돌아오는 비행기를 토요일에 끊었는데 르노가 귀국 연기를 요청, 결국 일정을 연기해 다음주 월요일에 르노와 비즈니스 미팅을 했다. 그만큼 르노가 우리에게 먼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정륜 블록체인기술연구소 대표. 올해 이 대표는 유럽에서만 매출 5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어 그는 "특히 르노는 우리가 보유한 블록체인 기반 데이터 기술인 DIDH와 생체 기술에 관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DIDH' 기술은 개인 데이터를 사업자 서버에서 생성하지만 개인이 허용한 범위에서만 사업자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또 모든 데이터는 개인이 보유하며 이를 다른 사업자들에게 공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개인데이터가 저장되는 비용도 개인이 부담하지 않고 개인정보를 공유하는 사업자들이 부담하는 구조다. 뿐만 아니라 개인데이터를 쪼개거나 부분적으로 다른 곳에 공유하더라도 데이터의 신뢰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

이 대표는 벤더계약 전 공급사 계약을 먼저 맺는 등 여러 단계를 거쳤다면서  비밀유지계약(NDA, Non Disclosure Agreement)으로 이정도 밖에 공개하지 못한다면서 "유럽은 특히 건강 등 개인정보와 개인 금융 데이터를 우리나라가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엄격히 관리하는데 중소기업인 우리 혼자 서류를 완성할 수 없어 프랑스 경제청 도움을 받아 서류를 마무리했다. 프랑스 대기업과 처음 비즈니스 미팅을 했는데 벤더가 되는 절차가 무척 까다로웠다. 일반계약이라 불리는 제너럴 계약 외에 부록 계약, POC 계약, MVP 계약, 커머설 계약 등 여러 계약 단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특히 고무적인 것은 르노의 모든 계열사에 우리 기술을 채용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면서 "올해 중 르노의 금융 계열 자회사에 우리 기술이 처음으로 적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기업인 르노는 전세계 여러 나라에 진출해 있다. 이 대표는 "프랑스에서 성공적으로 운영하면 이를 확대해 일차적으로 영국,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도 운영을 하고 나아가 일본 등 세계 37개국에서 상용화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회사는 프랑스 카르푸가 운영하는 유럽 설치 무인 키오스크 약 1만대에도 자사의 블록체인 및 데이터 기술을 공급하기로 한 바 있다. 이 대표는 국내 블록체인 기업들이 매출을 올리고 사업을 하는게 녹록치 않다면서 그 이유로 블록체인 기업들이 트렌디한 시장만 쫒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가상자산이 뜨면 가상자산으로 몰려가고 NFT가 뜨면 NFT로 몰려간다는 것이다. 

이런 현실에 우려를 표명한 그는 "블록체인과 데이터 기술로 해외에서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걸 증명해 보이겠다"면서 "올해 우리 경영 목표는 유럽에서만 50억원 매출을 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국회를 통과한 개인정보법 개정안 덕분에 금융과 공공 마이데이터 외에도 일상의 다양한 영역에서 마이데이터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하면서 “다양한 서비스 기업들이 마이데이터 사업과 데이터 활용을 통해 혁신을 창출하고 개인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개인 정보 통제권을 행사할 것"이라면서 "이를 위한 웹3.0(Web3.0) 데이터 솔루션 공급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